-
셀피를 많이 찍는 타입이 아니었다만 올해부터 지금 이 순간의 젊음이라든지 소중함을 크게 느껴서 부쩍 셀피를 찍게 된다. 나는 내가 나에 관한 모든 것을 기억할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다. 예를 들면 어떤 시선을 가졌는지, 어떤 립스틱을 칠했는지 어떤 뾰루지가 났었는지 어떤 머리를 하고 있었는지 어떤 표정을 지어야 만족스러웠는지 등 이렇게나 사소한 것들이다. 사소한 것들이라고 말하지만 사소한 것들로 채워진 것이 지나간 시간 아니던가? 포토샵이나 필터 카메라 혹은 진한 화장의 셀피는 표면적인 것 그 이상을 보는 것은 어렵다. 그저 그때의 나를 사랑의 시선으로 대하지 못했다는 점이 도드라지고 아쉬울 뿐. 아무튼. 올해 찍은 셀피가 근 4년 찍은 셀피보다 많을 것이다. 곧 서른살과 오늘이 지나가버리기 전에 찍어 버릇해야지. 가 나의 올해 작은 결심? 이었을 수도.
나중에 어쨌거나 과거의 내가 그리워질 것을 아는데 남겨두어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그리워하거나 선명하게 그리워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어쩌면 지난 날의 나를 신경쓰는 류의 자의식 과잉일까? 아무렴 어때내가 사랑하는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
일상에서 생활을 하다가도 문득 생각나는 영화 중 하나이다. 오늘은 왜인지 내가 이렇게 사랑하는 영화를 한 두번 본 것이 말이 되나? 더 자주 보자 싶어서 플레이를 했다. 아이와 지금에 관한 이야기들, 삶에 대한 시시콜콜한 푸념들로 시작되는 영화인데 영원을 살아갈 수 있는 천사의 인물 관점으로 인간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참여한다. 이미 베를린의 천사는 인간의 삶의 모든 것을(일상, 긍정, 부정 모든 것들을) 멋지고 탐스러운 시선으로 보고 있다. 내가 지금 읽고 있는 책의 흐름 부분도 맥락이 비슷했다. 철학자들의 글귀를 인용하며 이야기하고 있어서 인상깊게 읽고 있지만 <베를린 천사의 시>를 재생하자마자 마음이 대담해졌다. 뭐랄까 시야의 확장이랄까. <베를린 천사의 시>는 언제까지나 나의 이상향이자 내가 갖추어야할 태도이다. 이 영화처럼 포용할 수 있는 카테고리가 넓고 큰 사람이 되고 싶다.어쩜 .. 오늘 작성한 글귀를 관통하는 내 주변의 미디어들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0년 네트워크 (0) 2022.11.16 2022 올해의 나열 (1) 2022.11.15 오지 않는 당신을 기다리며 (0) 2022.11.12 Shot out to y’all (0) 2022.11.10 더 러브 클럽 (0) 2022.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