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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러브 클럽은 노래 제목이다. 예전부터 문득 듣고 싶어 지는 음악들 중 하나. 블로그 이름이 사지 클럽 이어서일까 더 자주 듣고싶어진다. Lorde-The love club
웃음 나는 우연의 순간. 출근 전에 갖는 커피 시간과 보던 영화를 마저 틀었는데 커피를 앞에 두고 알맞은 대사.
여름이 끝나면서 좋은 점은 매장에 생화를 둘 수 있다는 점이다. 더운 여름에는 무겁게 사다 놓으면 이틀 만에 시들어버린다. 그래서 한동안 꽃을 사지 않다가 이번에 화훼시장에서 데려온 꽃꽂이는 아직도 생기 있고 조화가 마음에 든다. 날은 춥지만 맑고 빛나서 햇살이 매일 매장에 일렁이고 그 일렁임과 음악을 들으면서 마음도 행복으로 일렁인다. 그리고 옆엔 사랑하는 친구들이 있지. 맛있는 커피도.! 영수형이 사다준 맥머핀을 따뜻할 때 못 먹어서 포일로 싸서 난로 위에 데워먹기도 하고 도착한 샘플들도 같이 먹고 나누고 이 행복엔 분명 가을 햇살의 힘도 있을 것이다.
퇴근하고 오랜만에 다 같이 만났다. 만날 때마다 내 친구들이 다 너무 예뻐서 마주치게 된다면 지인에게 자랑하는 사람이 있다? 예쁘기도 하지만 편안하고 사랑하는 오랜 친구들도 예외 없이 1+1 기계로 즉석사진을 찍었고 사진을 찍기 전에 사실 거나하게 한잔씩 걸쳤다. 우리는 이야기로 과열되었다. 흥미로운 이야기들 그리고 서울의 밤을 마셨다. 올 가을 들어 가장 추웠는데 그날 밤 내가 원했던 음식은 따로 있었다. 곱창전골이나 야채곱창에 소주면 좋지만 나는 소주를 못해서 대신 서울의 밤 혹은 맥주를 마시는 것 그치만 가기로 했던 곳이 예정되어있었기 때문에 . 가서 타코랑 파스타 이런 걸 먹었다.
타지로 출근을 하면서 느낄 수 있는 이런 일상들에 대한 행복이 과연 보통의 행복일까? 잘 없는 일이 아닐까? 사진을 둘러보면서 괜히 또 한 번 소중해진다. 나의 일터에 햇살은 드물지만 사랑으로 꽉 채워져 있어서 햇살이 들어올 틈이 없었던 거였을지도?
한 공간인데도 어떤 것에 초점을 맞추면 어떤 것은 흐려진다. 어떤 것에 힘을 빼면 어떤 것엔 힘이 들어간다. 그 균형을 찾아가는 것 자체가 숙제이다. 어떤 체계를 갖추어야 균형 있는 일이 될까? 모든 게 과하거나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있는 숍이 되고 싶다. 밸런스 밸런스 밸런스
출근해서 메세지를 확인하고는 그대로 멈춰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냥 감정이 먹먹해지고 호흡이 깊고 길어졌다. 활자에서 진심이 느껴진다. 그리고 내가 숍을 운영하는 방향성을 누려주셔서 감사하고 행복했다. 알베르 카뮈의 책 결혼, 여름에서 좋아하는 구절이 떠올랐다.
-행복이란 한 존재와 그가 영위하는 삶 사이의 단순한 일치 바로 그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창의적인 삶은 얼만큼 볼 수 있느냐, 누군가가 그저 지나친 것을 알 수 있느냐라는 말. 왜 너희들은 멀쩡한 시각을 두고 보지를 못하니?라는 헬렌 켈러의 훈계
키즈가 비어있던 일요일. 읽고 싶어 아껴두는 마음 + 다른 책일 읽고 있어서 시작을 못한 수영 언니 책을 빌려와서 읽었고 퇴근해서 풀코스로 장보기를 시전 했다. 장보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겐 축제랑 비슷한 날? 장을 보러 출발하는데 차에 있을 줄 알았던 장바구니가 없어서 이불 세 개가 담기는 우리 집에서 현존하는 가장 큰 백을 장바구니로 쓰기로 했다. 큰 백에는 와인 두병과 냉동 콜리플라워, 캔맥주들, 나랑드 사이다, 토르티야, 애호박, 고수, 두부, 방울토마토, 무화과 등등 뒤죽박죽 담았고 집으로 올라오기 위해 가방을 들었는데 3분의 2가 비어있고 아래로 가득 차서 꽤나 무거웠다. 한 손엔 코코에서 산 따뜻한 윙봉도 들렸었다. 나는 무화과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조금 무화과 꼰대스러운 발언을 하자면 요즘 마트에서 나오는 무화과는 짝퉁에 가깝다. 전라도에 사는 외갓집 식구들 덕에 어릴 때부터 알이 작고 잘 익은 찐-한 무화과를 맛봤어서 어느샌가 식재료나 베이킹 재료로 무화과가 널리 쓰이기 시작하면서 죄다 알이 커다랗고 껍질이 두껍고 싱겁기만 했다. 그래서 약간 무화과와 거리를 두기를 시작했고 맛있는 무화과를 사 먹긴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오늘 만났다. 늘 가던 집 앞 마트에서 알이 작고 야들야들하면서 구멍이 작은 무화과를 발견했고 고민 없이 들고 왔다. 집에서 참지 못하고 가장 말랑한 무화과를 씻어서 반 갈라 먹었더니. 그냥 무화과잼이고 꿀에 절여진 진한 맛이었다. 그래 이거지 싶었다. 정말 뭐랄까 그냥 입 안에서 씨들이 톡톡 터지면서 찐하고 깊고 달콤하면서 축제를 연다. 후.. 진정하고 몇 개를 손질해서 더 먹었는데 아직 후숙이 덜 된 무화과들도 충분히 달고 향이 진했다. 어서 엄마한테 자랑하고 싶어서 큰일이 났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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