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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2023년 4월 18일 한국은 아직 쌀쌀한 김에.. 태국으로 떠나기로 한다. 이번에 목표는 출장도 아닌 단순 휴식, 휴가의 개념으로다가.
빠이는 손님의 추천 여행지였고 승무원인 내 친구의 추천 여행지기도 했다. 아무런 생각이 없다가 갑작스럽게 꽂히게 되었고 퇴사하는 친구와 떠나기로 했다. 경유로 비행을 할거라서 도시락을 쌌다. 짐도 못쌌는데 새벽에 도시락 싸기.. 그렇게 불완전한 준비를 마치고 잠이 쉽게 오지 않아서 아마 위스키마시면서 영화보다가 한시간 잤던 듯 하다. 그래도 위스키 덕에 푹 잤다.내 마음대로 메뉴선정
1 지중해식 레몬 파스타
2 베이글 샌드위치수속 마치고 커피가 고파서 아무데나서 마셨는데 정말 맛이 형편없었고 (지나다니던 행인이 리브레 홀더 컵을 들고다니길래 여기 리브레가 있다고? 맛난 커피 먹고야말겠다는 집념으로 검색해봤으나 나오질 않았고 어떻게 알게 됐는지는 기억은 흐릿한데 아무튼 그건 던킨 커피였다. 이날부터 알게된 사실이고 기뻤다. 바로 라떼 사먹었음. . ㅎㅎ
공항 풍경은 언제나 들뜨고 초롱초롱하다
야무지게 도시락 까먹고 넓고 편한 좌석에 앉아 갔다
벌써 그립네 스쿠트싱에 도착
ㅋㅋㅋ 우리 둘다 싱가 입국 카드 잘못작성해서 호되게 혼났다 어쨌든 싱가는 처음인데 소문대로 공항에 감탄해버렸다. 시설을 떠나서 동선이나 편하고 친숙하면서 갖출 것은 다 갖춘 심신안정 공항 같았다. 뭐 세련되게 있어보이려고 하지 않고 공항 자체가 좋았다. 그리고 친구가 폭포 봐야한다고 나를 데려갔다. 난 뭐가 있는지 몰랐고 그냥 따라갔다가 마주한 폭포에 입을 못다뭄.. 감동.또 감동
채광 좋은 곳에서 빛과 함께 떨어지는 거대한 폭포와 잔잔한 앰비언트 사운드.. 즐기는 관광객들.. 둘러싼 빼곡한 식물들 그 사이로 흘러가는 스카이트레인. 인형같이 작아지는 사람들. 진짜 입 안다물고 감상
알고보니 창이공항이 세계 1위 공항이라고 하더라.. 이 시설때문만은 아니겠지만 그냥 여기서 아 오케이 인정공항에 바로 가깝에 위치한 몰안에는 무인양품부터 식당 마트 다 있어서 또 좋드라.. 경유 아니고 여행중이 되어버림. 몰 안에 유명한 싱가포르 식당에서 밥먹고 친구 배낭 선글 쇼핑하고 일본식품상점에서 과자랑 맥주 사서 폭포 계단에서 마셨다 밤이라서 폭포는 운영하지 않았는데 그 한적한 분위기도 좋았다. 그리고 싱가포르는 맥주가 기절초풍하게 비싼데 공항이라 그런 줄 알았더니 그냥 술이 엄청 비싼 나라였음.
공항 노숙하다가 친구가 비행 마치고 창이 공항에 내려서 만났다. 이것 되게 비현실적이다. 유니폼 갖춰입고 피곤에 절은 친구가 멋져보였다. 일본 다녀오는 비행이었어서 우리와 나눠먹으려고 크레이프 케익같은 걸 사와서 아침 다섯시에 비몽사몽한 채로 먹고 친구를 보냈다. 흑글고 다시 뱅기 타기 위해 들어왔고 안에 들어가면 중간에 차지하고 있는 스타벅스가 있는데 커피 한잔씩 사서 남은 도시락 먹었다냠. 내 입맛엔 어제 먹은 식당 밥보다 백배 맛났더랬.. 이 지점은 커피도 맛나넹 일하는 분들도 열정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스벅인데 쪼끔 보난자 냄새 나는 느낌
또 넓게 앉아서. 편안하게 치앙마이로 도착했다. 이제 진짜로 덥기 시작했다.
공항에서 내렸을 때
치앙마이라는 곳에 대해 몸으로 확 와닿았다. 공항이 시외버스터미널만큼 작고 소박했고 관광객을 포함한 공항을 나드는 사람들의 스타일과 결 자체가 달랐다. 창이공항이나 이곳이나 서양인은 많았고 배낭 여행객도 많았는데 치앙마이 공항에 있는 서양인들은 하나 같이 히피 스타일 .. 이었다. 우리는 환복이 필요했다. 한국부터 기내가 쌀쌀한 편이어서 옷을 꽤나 껴압고 있었기에 더웠고 그 더운 것을 빠르게 가벼이 만들고 싶었다. 왜냐하면 치앙마이에서 빠이까지 미니벤을 타고 3시간을 더 가야하는데 우리는 치앙마이에서 하루 묵지 않고 비행 시간 맞춰서 벤 표를 예매해두었다. 항공이 지연될 것까지 고려를 해서 시간은 여유가 있었기에 우선 짐 정리와 환복을 하고 터미널 근처에서 커피를 마시다가 벤을 타기로 했다. 그렇게 공항 바깥으로 처음 나가게 되는데.. 카페는 터미널 가는 방향이나 근거리 중 가고 싶었던 곳을 가기로 했다. 와 그런데 치앙마이를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정말 숨이 턱턱 막히게 더웠다. 세상은 뿌옇고 견디기 힘들다고 느낄만큼 더웠다. 이럴 수 있나?
택시를 타고 스트릿에 내려서 고작 건너편 편의점에서 멀미약을 사고 다시 카페로 가는 동안 견디기 힘들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1분도 안걸리는 거리에서..
어서 시원한 카페에 들어가 앉아서 커피를 주문했고 친구와 왜이렇게 덥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데 더운게 잊혀질만큼... 이 치앙마이의 더티커피는.. 충격적인 맛이었다. ....
인천공항서부터 찐짜 맛있는 커피에 대한 갈망이 있었는데 이 커피가 그 모든 것을 충족시켜주고 또 그 이상이었다.정말 양이 적고 진하다 에스프레소만큼
무언가 고소하고 응축된, 밀도높은 우유와 쫀득한 에스프레소가 섞여들어오면서 향과 맛이 나를 쳤다. 아 그때의 감동이 선명하다.
도대체 뭐로 만드나 싶었다. 엄청 단건 아닌데 그냥 우유의 단맛이 극대화된 것 같은 ..
혹시 우유를 끓여서 진하게 만들었나... 아무튼 그 우유베이스와 에스프레소 자체도 맛있었고..
이날 이후로 다른 곳에서 더티커피를 또 마셔봐야지 했는데 막상 다른 것을 주문하게 됐다.
지나고보니 뭔가 이 첫충격을 덮고 싶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그 충격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그 맛이랑 향이 강렬해서 기억을 재생하면 코끝에 살짝 느껴진다.일단 두번째 커피 또 주문하러 내려왔고..
잘 마시다 갑니다. (빠이에서 치앙마이로 돌아온 이후로 종종 감 아마 젤 많이 간 곳)
어우 이 사진 하나로 그날 더움이 느껴진다. 뿌옇고 숨이 턱턱.
그런데 카페 옆에 식당하나가 있었다. 사람도 꽤 있었고 맛집 냄새 맡아서 카페에서 검색을 해보니 평도 좋았고 무엇보다 우리는 배가 고팠다. 하지만 우리는 멀미약도 샀고 멀미를 했을 때 토를 하지 않기 위해 식사를 거르고 타기로 정한 상태였다.
왜냐 빠이가는 길에 762개의 커브길이라는 고난이도 코스가 준비되어있었기 때문에 ...
토하는 건 기본.. 워낙 자극적인 후기가 많아서 긴장 바짝 하고 갔다.블로그들에서 신신당부하던 멀미약 ..을 먹기 전에 그 맛나보이는 식당에서 .. 간단하게.. 뭐 먹는게 어때? ㅎㅎ
하고 등장한 싱하..
진짜 간단하게 먹긴 했네 .. 이 식당 아쉬워서 다음에 다시 오기로 기약했다. 음식들 맛있었음 근데 음식이 되게 늦게 나와서 벤 시간 촉박해져서 우리 마음도 급했던 것.. 한국 식당이라고 착각했던 것.. 음식 나오는데 세월아 네월아였다.
출발 10분 전에 도착해버림.. 우리가 두려웠던 건 안에서 벤을 못찾거나 길을 못찾아서 늦을까봐였는데 다행인지 작은 곳이라서 바로 눈에 보였다. 그래서 여유롭게 화장실도 다녀왔고 .. 멀미약도 먹고.. 괜히 먹었다... 나는 오히려 멀미약 부작용 때문에 힘들었다. 어떤 엄청난 파도가 나를 자꾸 삼키는 것 같이 가라앉고 속 안좋고 멍하고 이게 하루 종일, 약효가 떨어질 때까지 따라왔다. 진짜 끔찍해서 돌아갈 땐 멀미약 안먹어야겠다 다짐했다. 그냥 멀미 할래..
중간에 들른 휴게소
난 귀마개로 귀를 막고 잠을 계속 잤다.
휴게소에 들른 순간 조차도 계속 현기증처럼 어지럽고 그랬다. 그나저나 우리는 벤을 타고 가지만 다른 여행객들은 스쿠터를 빌려서 아예 치앙마이부터 출발하던데.. 난 그렇게 가다가 빠니보틀처럼 코피흘릴 것 같았다.
그리고 점점 빠이 동네에 가까워질수록 증식되듯 스쿠터 천지가 되고 8명에 한명꼴로 다리를 절뚝거리거나 깁스한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아무튼 그렇게 어두워지기 직전에 빠이에 잘 도착했다. 사고 없이. 무탈하게.
숙소도 카페에서 예약했던 것 같은데 제일 저렴한 곳이었다. 체크인을 하고 보니 아 저렴한 이유를 간파했다. 근데 난 그 숙소의 느낌이 좋았다. 좁지만 깨끗했고 에어컨이 없지만 선풍기가 있고 모기장도 있고 샤워실이 좋았다. 방과 거의 동일한 크기의 샤워실 . 촘촘한 타일에 바깥이 살짝 느껴지는? 뭘까 뭔가 편하고 좋았다. 치앙마이에서 더위먹고 우리는 더위가 가시지를 않아서 에어컨이 없는 사실에 굉장히 절망했다. . 절망을 안고 일단 밥을 먹으러 나갔다.왜 때문에 밥먹으러 갔는데 맥주를 먹고 있죠? 여기는 나스키친 (na's kitchen) 생선구이가 먹고 싶어서 옴
배가 고파가지고 진짜 맛났다. 이 두부튀김 사랑해요.
생선요리가 작을 줄 알고 1인 1생선 주문했다가 1개만 나왔길래 일단 커서 당황했고..
다행스럽게도 주문을 1개로 받아서 1개는 취소를 부탁드렸다. 그 직원분들도 생선구이가 커서 2개라고는 고려조차 안한듯하다.더움이 안가신 채로 동네 한바퀴 가볍게 돌고 맥주사서 테라스에서 한잔.. 친구는 침대인간이라 침대로..
굿모닝이에요. 너무 잘잤다. 진짜. 여행 중 최고로 잘 잤다.
잘 잘 수 있을까 싶었는데 샤워를 하고 선풍기를 틀고 자니 해가 짐과 주변에 식물들이 뿜어내는 기운에 잠자기 적당한 온도였던 것 같다. 정말 덥거나 춥지도 않았다. 에어컨이 있다면 춥거나 더워서 깬 적이 많고 앞으로 여행기에서도 그럴 예정이지만. 친구도 그렇고 너무 잘 잤다고 했다. 그리고 가장 놀라운 것은 중간에 옅게 깬 적이 있는데 온갖 동물들 소리가 다 났다. 익숙한 새소리, 곤충소리 세상 처음 들어보는 새소리, 동물소리 등 단일적으로도 아니고 복합적으로 소리를 냈다. 그런데 그 소리가 너무나도 귀엽고 편안했다. 나는 이 순간이 아직도 인상적이다. 정글에서 맞이하는 아침인건가? 싶을 정도로 야생 그 자체였다.아침에 멍이 제대로 때려지고 아무런 생각이 없어진다. 요가가 절로 나오고. 이때도 명상을 즐겨했다면 참 좋았을텐데. 동네가 명상적이니까
우선 각자 휴식으로 아침 맞이하고 숙소는 옮기기로 결정했다. 아무래도 빠이에 오래 머물거기도 해서 1박 묵어보고 연장하는 방식의 계획이 있었으니 아쉽지만 건너편으로 옮기기로 했다.옮긴 숙소도 좋았다 이전 숙소는 이국적이고 생소했는데 여긴 조금 더 익숙한 기분이 난다. 그래도 테라스도 있고 수영장도 있다.
이 날은 체크인을 하고 또 각자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과연 나는 어떤 하루를 보냈을까? 다음 편에.'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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