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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두정동에 맥날 들어와
ㅁ1친놈이죠? 맥날이 들어온다니? 늘 그랬듯 두정역 근처에 없는 게 더 이상한 맥날. 드디어 정신 차리고 들어온다네요. 이런 희소식을 물고 온 인혜 친구 사랑합니다. 게다가 위치 내 방이 맥날뷰가 되고요. 딱 한 가지 조금 아쉬운 점은 숍을 하고 싶어서 알아봤던 유력한 장소 바로 맞은편이라서 계약할 걸 하고 살짝 후회를 해본 점. 사실 그 기분도 잠깐일 뿐 매일 아침이나 저녁에나 새벽에나 내 방에서 맥도날드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벅차오른다. 나를 찾지 마시오. 나는 그냥 맥날에 있을 테니까.햄 오이 샌드위치
피코크 사과+케일 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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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이가 천안에도 드디어 라떼 맛있는 곳이 생겼다며 추천해준 글벌시. 만추도 만끽할 겸 걸어 도착했다. 숏 라떼 정말 정말 맛있다. 오전에 커피도 마셨겠다 한잔으로 절제하려 했는데 그게 안되더라. 카페에 흐르는 음악 같은 그러한 결은 나와 조금 거리가 멀었지만 모두 흘려보낼 수 있을 만큼 편안했고 커피가 맛있고 맛있어서 종종 가야겠다.
천안엔 카페는 넘치지만 맛있고 편안해서 자주 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곳은 막상 없다고 생각했는데(오히려 미소레 같은 전문적인 곳이 좋다) 슬슬 생기고 있는 것 같아 기쁘다. 이 흐름을 타서 숭동사 천안으로 옮기까.아재들 밥 먹는 거 보는 게 왜 이리 즐거운 건지
분홍 폴라 니트와 진회색 플리츠스커트, 밤색 삭스, 스틸레토 슈즈. 분홍 폴라는 살짝 비침이 있는 재질인데 이때 폴라 안에 쿨한 흰색 나시 입어야 함. 이렇게 누군가에게 입히고 싶다. 색도 곱고 스커트 디테일도 멋진데 이제는 내가 이렇게 입으면 까분다는 기분이 들어서 손이 가지 않는다.. 그래도 예쁜 조합은 보기만 해도 예쁘다.
날이 쌀쌀해지니 줄곧 회가 생각이 났지만 먹을 타이밍이 이제야 나서 우리가 좋아하는 집 근처 횟집에서 포장을 해왔다. 작년에 숭어회를 기가 막히게 내어주셔서 이번에도 숭어를 노리고 갔으나 숭어 값 대비 글케 맛이 들지 않았다는 사장님 말씀을 참고하여 더 추천하신다는 돔도 제철인지라 돔으로 정했다. 방어도 당기지만 뭔가 방어의 기름짐, 아삭함보다는 흰 살 생선의 탱탱 쫄깃 찰짐이 먹고 싶었던 것이다. 이번에 떠온 회도 역시나 성공. 기존에 원했던 탱쫄찰에서 고소함까지 추가되었다. 숙성회도 아닌데 숙성회처럼 느껴지는 식감. 맛난 제철 회+김 한쌈+화이트 와인+식탁 한 켠에 뜨끈한 매운탕= 러브.. 러브 러브. (사실 서밤 마심)
주문한 책꽂이가 어서, 무사히 와주길.. 내가 원하는 크기와 모양새의 꽂이를 찾기가 어려워서 주문제작을 고려하던 중에 합리적인 가격대에 원하는 크기감 모두를 갖춘 책장을 찾아버렸다. 내가 원했던 책선반 1. Marco Ferreri가 디자인한 Danese Milano의 간결한 철제 선반. 가장 갖고 싶었으나 사악한 가격. 화이트도 예쁘고 레드도 예쁘다. 언젠가 내 집이 생기면 여러 점 장만해서 책을 꽂아두고 싶다. 2. 특정 브랜드 없이 높이 800정도로 너비가 더 긴 3단 선반. 단, 긴 너비를 나누는 판 없이 일자로 깔끔해야 함, 책을 꽂아두고 앞뒤로 남는 간격이 크지 않아야 함. >> 2번 옵션의 선반은 아주 흔하게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쉽지 않았다. 하지만. 찾았다는 말이지 하.하.하. 대장정이었다. 아마 거의 일 년 정도 되었을 것. 지금 내가 등지고 있는 자작나무 서랍장에 책을 쌓아두고 지낸 지 꽤 되어서 이로부터의 해방감에 대한 기대+마음에 드는 크기와 깔꼼한 셰이프에 대한 기대. 기사님 언제 오시려나~
(2) 100년 네트워크
오늘은 서울에서 일할 겸 노는 것인지 놀 겸 일하는 것인지 어느 것을 내세울지 어려울 정도로 적절한 밸런스의 외출이었다. 집으로 돌아올 때 짐은 압도적으로 일의 외출 승! 이번에는 문화284에서 프리츠 한센 150주년 전시를 볼 계획이었고 또 일을 전부 끝내고 100년이 넘은 설농탕집에서 막걸리와 설렁탕 타임을 가질 계획이었다. 오늘도 보통처럼 송탄에 들러 택배 작업을 마치고 서울역에 도착하니 허기져서 맥날에 이끌리듯 들어갔다. 나는 치즈버거를 좋아하는데 치즈버거에 모든 토핑을 빼고 주문하면 더 맛있다는 글을 보고 머스터드는 남겨두고 싶어서 머스터드를 제외한 모든 것을 빼고 따뜻한 라테와 주문했다. 요청사항이 생긴 치즈버거는 갓 만들어져서 맛없없... 춥지도 않은데 몸이 녹는 맛난 조합. 그리고 150년에 감탄하며 전시를 둘러보고 . 일을 보는데 일이 끝날 때가 되어가는데도 배가 불러 있었다. 그래서 밥은 무리라는 판단이 들었고 과감하게 100년 설농탕집을 다음 기회로 미룬 후 광장시장 안에 있는 횟집에 가게 된다.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서 기다리는데 무심코 젓가락을 보니 100년 광장시장. 이라고 적혀있었다. 나 오늘 100년이랑 뭐 있나? 이런 우연도 다 있다.난데없이 예전에 기타노 다케시의 에세이에서 읽었던 글이 떠올랐다. 세상이 발전해가면서 오히려 넘쳐나는 정보에 인류 문명의 지성은 쇠퇴해간다는 글이었다. 우리가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사실 정보를 손가락 몇 번 움직이면 쉽게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에 대한 착각일 뿐이고 오히려 더 가볍고 쉽게 얻고 쉽게 잊고 한다는 것. 누군가가 무수한 귀찮은 일 하나하나를 발전시킨 것은 분명 하나 그것을 사용하는 것은 간단 그 자체라는 것.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용을 하고 있다. 과연 이러한 간편한 패턴에 과연 인간들은 지혜가 생길까? 오히려 바보가 된다고 <성가신 일들은 모두 기계가 해주기 때문에. 결국 인류의 영지를 결집하여 발명한 도구가 인간의 뇌를 퇴화시킨다는 엄청난 패러독스가 생긴 것이다.> 이 글을 가구 전시 보는데 왜 떠올렸냐면 프리츠 한센의 디자인이나 그들의 선구안을 보게 된다면 당장 릴리즈 된 디자인이라고 해도 믿어진다. 사실 지금 출시되어도 열광할 디자인이다. 인체에 따른 편안한 구조성과 자재, 형태, 디자인, 상황에 맞는 쓸모까지 겸비한 이러한 가구들이 150년의 역사를 지녔고 그 기간 동안 현대의 삶과 다를 바 없이 탐구하고 재능을 지닌 자들을 데려오고 제품을 만들고 했다는 것이다. 지나간 세월은 후퇴가 될 수 없다. 오히려 현재에 후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했다. 과거의 삶의 질과 현재의 삶의 질은 분명히 다르다. 다르다만 그것을 우리는 누리는 입장일 뿐이지 우리에서 진보가 있다는 건 아닐 수 있다. 그 착각에서 깨어난다는 것 자체가 중점이다. 그리하여 내가 누리고 있는 것들은 누리되, 지혜로운 사람이 되는 것도 놓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인류의 삶의 질을 끌어올릴 수 있다면 그것은 더할 나위 없겠다.
또 이 전시를 만든 여러 사람들의 손길이 느껴졌다. 그것들이 보였다. 프리츠 한센의 가구를 현대적으로 더한 협업들도 있었기도 하고 음악, 동선, 배치 모든 것에 디테일이 느껴졌다. 예전부터 전시에 관련된 일을 해보고 싶던 것이 꿈이어서 깔끔한 전시 그 뒤, 그 전을 상상하며 재밌었겠다. 라고 생각했다.TV극찬 + 사지 극찬
빨간 원기둥 돈통도 매력적1인분부터 접시 회를 파는 곳이고 회도 선택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내가 도착했을 때는 종류가 몇 안 남았을 때였지만 양만 맞으면 아무렴 상관이 없었기에 일단 앉았다. 자리는 대부분 만석이고 혼자 온 사람과 둘, 더 많은 사람들 고루 섞여있었다. 나는 1인 회와 술은 청하로 주문을 했다. 찰랑이게 따른 술을 때려 넣고 회를 때려 넣었는데 술은 적당히 쓰고 달았고 회는 시원하고 싱싱했고 엉덩이는 열선이 있는 벤치라서 뜨거웠다. 날씨도 딱 좋고. 또 혼자 온 사람들은 낯선 사람과 이야기를 나눴고 같이 온 사람들도 다정하게 이야기 나누고 또! 이곳이 외부음식도 포장해서 먹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나는 배불러서 그러지 못했지만 그런 사람들도 구경하고. 기분 좋게 비웠다. 그리고 일어서면서 사장님께 보통 몇 시쯤에 와야 회를 다 먹을 수 있나요라고 여쭤봤고 내가 오기 전까지 전부 드실 수 있었다고 하셨다. 그래서 다음엔 더 일찍 오겠다고 하고 왔다. 사실 아나고.. 먹고 싶었다. 조금 더 추워지면 굴도 나오는 것 같았다. 나 여기 사랑하는 것 같다. 회를 파는데 겉멋 없이 러프하고 쿨하다. 그리고 숏컷을 한 여사장님의 목소리가 차분하면서 적당한 친절함이 있는데 그 부분도 반한 이유 중 하나인 것 같다.
그리고 나 다음에 혼자 오신 여자분을 끝으로 주문 마감하셨다. 뭐랄까 조금만 일찍 왔더라면 모든 종류의 회를 맛볼 수 있었을 텐데 조금만 늦게 왔다면 아예 즐기지를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희비의 교집합 그 순간을 즐겼네 나는.사랑 S2
어제 오랜만에 몰입해서 보던 영화를 이어 재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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