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구독자를 거부하는 블로그

saji 2022. 11. 1. 15:40


이게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블로그 기록을 꾸준히 잘하고 있는 것 같다. 나는 그 이유를 조금 알 것 같다. 요즘 또 인스타가 하고 싶어 져서 블로그가 재미있게 느껴지는 걸지도 모르겠다. 인스타 계정을 없애고 나서 주기적으로 인스타그램 하고 싶어 지는 시기가 찾아오는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왔다. 소셜과 교류가 필요한 시점인가.
언젠가는 숍 운영을 시작하면서 개인 계정을 다시 만들었다가 꽤 했는데. 매서운 비공개 계정들이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방치해둔 기간 동안 누군가 다른 지역에서 내 두 개의 계정에 로그인을 했던데.. 무섭기도 해서 호다닥 삭제. 친구들, 지인들과의 교류가 쉬워져서 재밌었는데 결국 비즈니스 계정만 하는데도 에너지가 다 소모되기도 하고 팔로워도 아닌 유령 계정들이 스토리를 올리자마자 보기도 하고 비공개로 두자니 방치되어있는 것 자체가 신경 쓰여서 또 지워버렸다. 다들 페북만 하던 시절부터 인스타를 더 열심히 했던 사람으로 열심히 해봤기에 그만둘 수 있는 것. 사람들은 sns 없이 한번 살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즈니스 계정조차 없고 물론 어플조차 없이 보냈던 1년은 정말 평화롭고 고요했다. 내가 원치 않는 정보가 없어서 정말 편안했다. 필요한 정보, 유익한 정보도 함께 잃는다는 것이 단점이긴 했다. 그리고 자극이 없다. 자극이 없으면 의욕도 없다. 이게 가장 큰 부분이다. 어떤 면에서는 좋다. 편안하니까 정신이 건강하다.
인스타가 없었던 때에 지인을 만나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고 집에 와서 어떤 한 사건을 동생에게 이야기를 해주는데 이미 알고 있다고 한다. 스토리로 봤다고. 한두 번이 아니고 그때마다 되게 무섭기도 하다고 생각했다. 궁금하지도 않던 사람의 소식을 알고 있게 된다는 것 그 자체가 뭔가 섬뜩했다. (제품이나 기업에 대한 광고 혹은 사상이나 사회적 분위기가 미디어를 통해 사람들 무의식 속에 스며드는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섬뜩했다.) 그리고 너무나 많은 개입이 있다. 무수한 시선의 의식이 있다. 가장 무서운 것이 뭐냐면 그 시선이 반영된 것이라는 것 자체를 모르고 있거나 무시하고 있다고 착각하게 되는 것이다. 네이버 블로그나 텀블러 모두 해봤지만 나는 점점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인원이 생기면 싫증이 나버린다. 특히 팬이라고 자칭하던 사람들은 순수한 애정의 표현이었겠지만 나는 일주일 넘도록 게시물 하나 못 올리면 조급해져 있었다. 결국엔 내 정신 건강을 위해 스스로 의식을 하지 않게 하는 훈련이 필요할 텐데 솔직히 아무리 훈련을 한다고 한들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다는 것 자체는 사실이기 때문에 온전히 나 혼자 쓰는 방과 누군가가 나드는 방은 다르다. 애써 의식하지 않으려 하는 것뿐이지. 이 블로그도 검색 유입도 적고 지인들도 모르기 때문에 지금 신이 나서 하고 있는 이유도 있는 것 같다. 언젠가 또 구독자들이 생긴다면.. 방치될지도.

우리 얼짱 바다 화보 찍어주기

집에서 쉬다가 렌즈를 사러 자전거 타고 나갔다가 돌아오는데 돌아오고 나니 퇴근한 동생이 집에 있었다. 나에게 야시장 갈래?라고 묻기에 야시장이 어딨어?라고 물었다. 창 내다보면 불빛있는 곳이 야시장이라고 말하길래 보니까 정말 불빛이 모여있었다. 이틀간 하는 야시장이라길래 가서 맥주나 한잔 하자고 하고 나왔다. 그런데 가는 길에 친구들을 만났다. 그대로 그 자리에 앉아서 더 이상 갈 수가 없었다..

다들 아가같은데 검정이만 사람 손을 탄다. 너무 귀여워서 심장이 멎어버릴 것 같았다. 사랑해 냥이들아.. 그리고 잠시 잊고있던 목적지로 향했다. 사람이 꽤 많았다. 배는 별로 안고팠지만 즐기고 싶어서 첫타에 시선을 사로잡은 해물파전이랑 맥주를 마셨다. 스몰 푸드도 있다면 참 좋을텐데. 순간 방콕에 있는 것 같아서 기분 좋게 즐겼다. 맛은 별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이 친구들이 아직 있길 바랬는데 있었다. 빨리 맞은 편 마트로 가서 츄르를 사왔다. 여기 있던 애들이 4마리라서 우리 둘이 양손으로 츄르를 컨트롤 하면서 배식했다. 너무 잘먹어서 다행이었고 덕담도 한마디씩 해주고 왔다. 그래 건강하고 오래 살고. 차조심하고. 또 만나자~ 그냥 내가 다 데려가버리고 싶었다. 그런데 니들 맨날 먹지 이거? 많이 먹어야한다~ 귀여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