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모시송편

saji 2022. 10. 30. 20:40

올해 추석에는 송편 구경도 못했다. (사실 구경은 함) 그저 마트 송편 말고 진짜! 맛있는 송편이 먹고 싶었다. 작년에 큰아빠네 집으로 추석을 쇠러 봉화에 갔었는데 그때 큰엄마가 송편 맛집에서 미리 예약해서 사온 송편을 맛보고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먹었는데 그 송편이 그립다. 푸 석한 떡 말고 쫜득한 떡. 그런 생각만 하다가 저번에 다이소에 간 날 그 옆에 맛나 보이는 떡집이 있었는데 그곳이 생각나서 이번에 다이소 들르는 김에 함께 들러서 송편을 사 왔다. 무려 모시송편.. 진짜 맛있는 맛이었다. 식감까지 만족스러웠다. 떡 사면서 아주머니께 직접 만드시는 거냐 물었는데 다 만드신다고 자신 있게 말씀하셨다. 자신 있으실만하다. 다음에 다이소 가는 척하면서 송편 사 먹으러 가야지.
이 날은 10.26 수요일 그러니까 쉬는 날이었는데 잘 쉬었던 것 같다. 쉬다가 도도가 한국에 도착해서 천안집에 왔다고 하여 원래는 등촌 먹을 계획이었다가 가족들과 식사를 했다고 해서 술 마셨다. 셋이 방콕에서 있다가 천안에 있으니까 이상하고 어지러웠다가 금방 적응했다.

내가 고집하는 사진집.. 난 이렇게 낡은 사진이 좋은데 포토마통 느낌으로다가. 가을 타는 콘셉트로 찍어보았다.

집에 돌아와서 책을 읽는데 나에게 흡수된 하나의 문장. "더위를 이해하고 가만 내버려두고 더위의 얘기도 들어줘봐. 그럼 마침내 사랑하게 될 테니까." 여기서 더위라는 단어를 내가 적응하지 못하는 어떠한 것들로 바꿔서 흡수해버렸다. 자매로 이것도 있다 "아빠~ 다른 사람이 이기는 것도 좀 좋아해봐"

그녀가 놀러 왔다. 필리 샌드위치도 같이 먹고 커피도 마셨다. 키즈가 닫혀있어서 나와 함께 계속 있어서 색다르면서도 또 재밌게 보냈던 하루였다.

갑자기 들여다보는 나나가 떠나기 전 쓰고 간 노트

읽던 책을 다 끝내고 종은이가 아서 코난 도일 소설을 잼나게 읽길래 전에 절판돼서 어렵게 구했다가 등장인물이 많아서 헷갈려서 더 이상 읽지 못했던 럼펀치가 떠올라서 읽기 시작했다. 등장인물을 종이에 적어 나가면서 읽으니 훨씬 수월했다. 영화의 잔재가 많이 흐릿해졌었고 쿨하고 웃기고 재밌어서 밤부터 오전까지 많이도 읽었다. 쿠엔틴 타란티노 쿨한 위트가 여기서 나온 거구나.. 다른 일을 해야 해서 책을 덮으면 읽고 싶어 미치겠는 그런 책.

친구들 좀 불러내려 했더니 최윤만 나왔네. 또 둘이야? 이 날은 말만 시작하면 목이 간지러워서 기침이 나오길래 아예 목 시원한 발성으로 말했다. 그리고 소윤이가 사진만 찍어주면 나는 조금 이상하게 행동하는 것 같다. 보통 돼지같이 먹는 포즈 많이 하는 듯. 그런데 최소윤은 내 사진 찍어주면서 이쁘다고 한다. 그런데 또 소윤이가 잘 찍은 건지 내 생각만큼 이상하진 않다. 그리고 미각이 조금 돌아와서 맥주의 맛이 환상이었다. 우리는 따뜻하게 입고 2-30분 걸었더니 더워져서 오히려 차가운 맥주를 맛있게 마실 수 있었다.

또 그 집 사진. 여기서 의미 없이 찍은 사진들이 부쩍 많아져서 이제 그만 찍겠다고 선언했는데 최윤이 찍고 싶어 해서 찍었다. 이 사진 찍는 거에 조금 노잼 되어서 아이디어를 냈다. 이번엔 색다르게 얼굴을 엄청 가깝게 하고 찍을까?라고. 생각보다 마음에 들어서 기분이 되게 좋았다. 다시 유잼이 된 것일까? 사진 잘라주시는 분에게 이렇게 찍는 사람 많냐고 물으니 종종 있다고 하셔서 실망했다. 우리가 첫 번째인 줄 알았는데... 직원분은 내가 실망한 걸 보고는 그래도 되게 잘 나왔다고 위로해주셨다.

그대로 집에 가기는 아쉬워 라운지 바에도 갔다. 저번에 갔을 때 이곳에서 만난 이름 모를 서울 언니들이 사준 배 맛이 나는 칵테일을 꼭 먹고 싶었는데 여쭤보니 그런 건 찾을 수가 없었다. 그때 취해서 맛있다고 착각한 것일까? 고민하다가 주문한 애플 마티니도 역시 맛있었고 샷을 계속 주시는데 같이 간 채소는 샷에 트라우마가 있어서 내가 소윤이 것까지 다 마셔버렸다. 음악은 바이닐로 믹스해서 더 재밌었다. 하우스나 테크노도 좋아하지만 블루스나 펑크, 슬로우 댄스 음악도 나오면 너무 좋겠다고 생각했다. 미치게 즐길 자신 있는데. 시티팝!! 째즈!

반짝 반짝 토요일 가을

반짝 반짝 일요일 가을